《無題: 이일로 회고전》
故이일로(1943–2022)
2025. 8. 5 – 8. 20
아트 살롱 드 아씨
전시 오프닝 행사 2025.8.7(목) PM 5:00
여의도 중심에 자리한 아트 살롱 드 아씨 갤러리는 2025년 여름 기획전시로 고(故) 이일로 작가의 회고전 《無題: 이일로 회고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8월 5일부터 20일까지 열리며, 작가의 유작과 아카이브, 그리고 그를 기억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통해 그의 예술 세계와 삶을 되짚어보는 자리를 마련한다.
전시는 한 통의 전화에서 시작되었다. 도예가이자 교육자였던 아버지의 유고전을 준비 중이라는 남매의 정중한 요청이었다. 아트살롱 드 아씨는 평소 자체 기획 중심으로 운영되어 대관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전화기 너머로 전해진 그들의 간절한 진심은 단순한 공간 문의를 넘어서는 깊은 애정과 진정성을 담고 있었다.
그날의 대화를 계기로, 갤러리는 점차 ‘이일로’라는 한 예술가이자 인간의 삶 속으로 스며들게 되었다. 작가의 작업과 인생, 그리고 그를 기억하는 가족과 지인들의 애틋한 마음은 자연스럽게 하나의 전시로 이어졌고, 마침내 이번 회고전이 기획되기에 이르렀다.
《無題: 이일로 회고전》은 작가가 평생에 걸쳐 남긴 유작과 생전의 기록들을 중심으로, 그의 예술 여정과 미완의 이야기를 세상과 나누기 위해 마련되었다. 가족이 오랜 시간 정성스럽게 정리한 아카이브는 작가가 침묵 속에 남긴 메시지를 관람객에게 조심스럽게 전한다.
그의 도예는 단순한 기술의 산물이 아니라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이자, 조형 언어로 쓴 자서전과도 같았다. 이번 전시가 한 예술가의 삶과 유산을 기억하고, 작품을 통해 그가 세상과 나누고자 했던 예술 정신을 되새기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시간과 존재를 성찰한 조형예술의 개척자, 이일로
고 이일로(1943–2022)는 전통 도자의 뿌리를 바탕으로 이를 현대적, 건축적, 추상적인 조형 언어로 확장시킨 실험적 예술가였다. 한국 도자 예술의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끊임없이 경계를 넘어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해온 그는, 독자적인 미감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조형 세계를 구축해왔다.
황해북도 개풍에서 태어난 그는 전쟁과 분단의 시대를 거쳐 도예에 천착하게 되었고, 1960년대부터 약 반세기 동안 창작과 교육의 길을 걸었다. 특히 홍익대학교 조형대학에서 오랜 시간 교수로 재직하며 예술가이자 교육자로서 후학 양성에 힘썼다.
이일로의 작업은 초기 물레 성형을 기반으로 한 실용 도자에서 출발해, 점차 판 성형과 조립 기법을 활용한 조형 도자 예술로 진화했다. 점토판을 자르고 쌓고 접합하며 형태를 구성하는 그의 방식은 전통 도자의 개념을 넘어 조각적이며 철학적인 탐구로 이어졌다. 백자토와 분청토의 대비, 칼자국과 균열이 남긴 표면, 의도된 비정형성과 절제된 균형은 도자의 존재성과 본질에 대한 그의 깊은 성찰을 담고 있다.
-무제- 도자, 53X46X56cm, 1991, 1991년 서울 현대 비엔날레 출품작
-고독- 도자, 30X25X44cm, 1986, 1986년 한국도작가회전 출품작
-대립- 도자, 25X25X55cm, 2003, 2003년 제14회 한국현대 도예가회전 출품
-무제- 도자, 31X20X42.5cm, 1989
-무제- 청자토, 내화토 52X41X30cm, 1988
-무제- 도자 38X20X39cm, 1984
-무제- 도자 49X27X36cm, 1990
전시 제목 《無題》는 작가가 생전 대부분의 작품에 제목을 붙이지 않았던 태도에서 비롯되었다. ‘무제(無題)’는 해석의 여지를 남겨두고자 했던 그의 예술 철학을 상징하며, 관람객이 작품과 직접 마주하여 각자의 의미를 스스로 발견하길 유도한다.
Art Salon de H 갤러리
관장 이혜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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